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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읽기

블랙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히가시노 게이노

by 레누21 2021. 1. 6.


블랙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

 일본 대표 추리 작가 히가시노 게이노의 최신 작품 블랙쇼맨과 이름없는 마을의 살인.

 히가시노 게이노의 작품은 눈에 띄는데로 찾아 읽을 정도로 팬입니다.

히가시노 게이노는 차곡차곡 쌓여가는 추리의 증거들과 용의자를 향해 점점 조여드는 수사등이 흥미를 끄는 이야기들이 책을 읽는 기쁨을 가져다 주는 작가입니다. 베스트셀러 작가라는 이름이 잘 어울리지요. 그래서 신작이 나온다고 하면 큰 기대를 갖고 기다리게 됩니다. 이 번 작품도 정말 기대를 많이 했습니다. 작품 배경도 코로나19로 고통 받고 있는 현재라는 점이 더 기대를 갖게 했습니다. 대작가는 지금 이 시대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 지 궁금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다 읽고 나서 실망했습니다. 읽어 보신 분들의 평가들이 좋았기 때문에 실망을 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습니다. 일단 코로나19 팬데믹인 현재를 배경으로 하고 있는데 굳이 그럴 필요가 있었나 싶습니다. 이야기가 코로나19를 배경으로 하지 않아도 얼마든지 풀어 갈 수 있어 보입니다. 주인공 마요 의 친구 부부가 떨어지게 살게 된 사정이라든가 마을의 숙원 사업이 멈추게 된 이유, 또 장례식에서의 추리는 얼마든지 다르게 설정이 가능 했을 것입니다. 배경이 가지는 힘도 있는데 이번에는 배경이 그냥 병풍입니다.  코로나19를 배경으로 할 것 같으면 차라리 이 상황이 지난 후에 전염병과 혼란의 시대에 인간이 가지는 본성을 파헤치는 것을 주제로 삼았으면 어땠을까 아쉽습니다.

 다음으로 범인의 범행 동기와 범행 과정이 두루뭉실하게 설명이 되어있습니다. 그럴 수 밖에 없었던 범인의 심리 묘사가 아쉬웠습니다. 그래서 추리 소설의 중심인 범인과 피해자가 이야기 내내 둥둥 겉돌아 드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또 범인을 찾아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는 삼촌 다케시. 마술사라는 직업적 특성을 살려 범인을 추적 해 갑니다. 그런데 다케시의 추리는 인과관계라기 보다는 때려 맞춘 느낌입니다. 그럴 것 같았는데 그랬던 것이 맞아 들어 간 느낌이어서 긴장감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주변 등장인물들의 개개인의 서사도 흥미를 끌지 못했습니다. 보통 추리 소설은 등장인물 모두가 범인 같은 긴장감이 있지 않습니까? 동창생들의 관계가 조금 더 잘 연결되었더라면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이 더 흥미롭지 않았을까 아쉽습니다. 마지막으로 주인공 마요가 결혼을 앞두고 약혼자와 서먹서먹한데요, 그 이유가 억지스럽고 전체 이야기와 무슨 상관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범인과 피해자, 주변인물들, 화자 마요와 사건을 풀어 나가는 다케시. 이들이 연결되지 않고 각기 다른 퍼즐판의 조각들이 모아 놓은 것 같이 하나가 다른 이야기로 이어지지 않아 추리소설의 딱딱 맞춰가는 재미가 없었습니다. 

 기대가 커서 아쉬움도 더 컸나 봅니다. 이 번 작품에서는 실망을 했지만 다음 작품은 또 손모아 기다립니다. 히가시노 게이노이니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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